솔직히 처음 PIM 반도체 얘기를 들었을 때는 "HBM이랑 뭐가 다른 거지?" 싶었습니다. AI 반도체 테마가 워낙 쏟아지다 보니, 또 하나의 키워드 정도로 넘겼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이건 단순한 테마 수준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AI가 커질수록 전력 소모와 데이터 병목 문제가 함께 커지는데, PIM은 그 구조적 한계를 건드리는 기술이었습니다.

PIM 기술이 왜 지금 떠오르는가
PIM(Processing In Memory)이란 메모리 반도체 내부에 연산 기능을 직접 심어놓은 기술입니다. 여기서 PIM이란 기존에는 CPU나 GPU가 따로 담당하던 데이터 연산을, 메모리 칩 안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꾼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매번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 공장으로 옮겨서 가공하던 방식을 창고 안에 소형 공장을 직접 설치하는 구조로 바꾼 셈입니다.
이 구조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 이동 자체가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AI 모델이 초거대화되면서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기존 반도체 구조로는 전력 효율과 처리 속도 두 가지를 동시에 잡기 어려워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병목 문제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됩니다. PIM이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용 차세대 반도체 시장은 2024년 약 65조 원, 2025년에는 약 9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Gartner](https://www.gartner.com)). 이 수치만 봐도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체감이 됩니다.
PIM 반도체 대장주 TOP5 정리
일반적으로 PIM 관련주라고 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메모리사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테마는 생각보다 훨씬 넓은 기업군에 걸쳐 있습니다.
현재 PIM 반도체 관련 핵심 기업으로 거론되는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SK하이닉스(000660):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성과를 내고 있으며, PIM 기반의 GDDR6-AiM(Accelerator in Memory)이라는 GPU 가속기 카드 시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여기서 GDDR6-AiM이란 그래픽용 고속 메모리인 GDDR6에 PIM 연산 기능을 결합한 제품으로, 별도의 연산 칩 없이 메모리 자체에서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 NAVER(035420): 삼성전자와 협력해 PIM 기반 ASIC(주문형 반도체) 형태의 AI 반도체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하이퍼클로바와 클로바 X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윈팩(097800):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 기업으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샘플 입고 요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외주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수혜 연결고리가 명확합니다.
- 한미반도체(042700): HBM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듀얼 TC 본더 장비로 주목받았으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본더팩토리를 오픈하며 생산 캐파를 늘렸습니다.
- 제주반도체(080220): 저용량 메모리 전문 팹리스 기업으로, PIM 기반 차량용 반도체와 IoT 시장을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정부 국책과제인 '고신뢰성 메모리를 위한 지능형 메모리(PIM) 오류 정정 디바이스 개발' 수행 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여기서 팹리스(Fabless)란 반도체 설계는 직접 하되, 실제 생산은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는 사업 구조를 의미합니다. 자체 공장 없이 설계와 기획에 집중하는 방식이라 초기 투자 부담이 낮고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기술 상용화 현황, 기대만큼 빠를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PIM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미 상당 수준 상용화가 진행 중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아직 초기 양산 및 표준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HBM-PIM의 경우 삼성전자가 실증 성과를 낸 바 있고, SK하이닉스의 AiM 역시 시제품 수준의 성과가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이걸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대규모로 활용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가 직접 관련 공시를 여러 건 찾아봤는데, 대부분 "개발 중", "시제품 공개", "2025년 양산 목표" 같은 표현이 반복됐습니다. 확정된 매출로 이어진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이라는 용어도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 ASIC이란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주문형 반도체를 의미합니다. 범용 GPU와 달리 특정 AI 연산에 특화 설계되어 있어 효율이 높지만, 개발 기간과 비용이 상당합니다. NAVER와 삼성전자가 협력 중인 AI 반도체가 이 형태입니다.
국내 정부도 이 분야에 수천억 원 규모의 R&D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산·학·연 협력 체계가 본격 가동 중이라는 점은([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https://www.msit.go.kr))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다만 정책 수혜가 실제 기업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PIM 관련주 투자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유의점
일반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테마주는 "미래 성장성이 높으니 지금 사두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 시각이 위험하다고 봅니다. 특히 중소형 PIM 관련주는 뉴스 한 줄에 급등락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종목들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공시와 뉴스를 교차 검증해보니, 실제 수혜 규모와 주가 움직임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투자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출 가시화 시기: PIM은 HBM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인지, 실제 실적이 뒷받침되는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 기술 표준화 리스크: GPU, NPU, HBM 등 기존 AI 반도체 기술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합니다. 시장 표준이 바뀌면 특정 기업의 가치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 뇌동매매 경계: 중소형 테마주일수록 실제 수혜 규모와 무관하게 단기 급등락이 발생합니다. 개별 기업의 공시와 수주 내역을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TSV(Through Silicon Via) 공정이라는 용어도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TSV 공정이란 반도체 칩을 수직으로 쌓아 미세한 구멍을 뚫어 연결하는 3D 패키징 기술을 말합니다. HBM 생산의 핵심 공정이기도 하며, 한미반도체의 듀얼 TC 본더 장비가 이 공정에 직접 활용됩니다. PIM과 HBM이 결합되는 지점에서 이 공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PIM 반도체는 분명히 구조적인 성장 동력을 가진 기술입니다. 다만 그 타이밍과 실제 수혜 기업을 정확히 가려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형 메모리사의 기술 상용화 속도와 중소형 기업의 실제 공시 수주 내역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테마에 먼저 올라타고 나중에 공부하는 방식은 이 분야에서 특히 위험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책임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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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dart.fss.or.kr
https://news.samsung.com/kr/
https://www.gartner.com
https://www.msi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