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 GAA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는 그냥 새로운 공정 이름이겠거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건 단순한 공정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 자체의 판을 바꾸는 전환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GAA 기술이 뭔지, 그리고 어떤 기업이 실질적으로 수혜를 받는지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 봤습니다.

GAA 기술과 핵심 수혜주 분석
GAA(Gate-All-Around)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가 채널을 사방으로 감싸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GAA란 기존 핀펫(FinFET) 방식이 전류를 세 방향에서만 제어했던 것과 달리, 채널 주변 전체를 게이트로 둘러싸 전류 제어력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를 의미합니다. 핀펫 방식에서는 소자가 작아질수록 누설 전류가 늘어나는 한계가 있었는데, GAA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합니다. AI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금 시점에서 기존 구조로는 더 이상 대응이 어렵다는 게 제 솔직한 판단입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공정을 양산에 적용하며 선제적으로 치고 나왔습니다. 특히 삼성이 자체 개발한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 기술은 기존 대비 소비전력을 50% 줄이고 성능을 약 35% 개선하는 효과를 발표했습니다. TSMC 역시 2나노 공정부터 GAA 구조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이제 GAA는 특정 기업만의 기술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는 흐름입니다.
이 전환 과정에서 제가 가장 주목한 국내 기업은 솔브레인입니다. 솔브레인은 GAA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식각액, 즉 에칭트(Etchant)를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에칭트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불필요한 막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화학 소재로,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순도와 선택비 조절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솔브레인은 GAA 공정용 초산 에칭트를 독점 공급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반도체 부문 매출이 2023년 약 6,300억 원에서 2024년 약 7,500억 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현재 시가총액 기준 밸류에이션도 과하게 비싸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장비 쪽에서는 ALD(Atomic Layer Deposition) 장비를 생산하는 유진테크와 원익IPS가 거론됩니다. ALD란 원자 한 층씩 박막을 쌓아 올리는 증착 방식으로, GAA의 나노시트 구조를 정밀하게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공정 기술입니다. 원익IPS는 약 20년 전에 ALD 장비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이력이 있고, 삼성전자와 함께 플라스마 ALD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납품 업체 이상의 위치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GAA 관련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삼성전자: GAA 공정 선제 도입, MBCFET 기술 보유
- 솔브레인: GAA 공정용 초산 에칭트 독점 공급
- 유진테크: ALD 장비 양산 준비 완료, GAA 공정 대응
- 원익IPS: 세계 최초 ALD 양산 이력, 삼성과 공동 개발
- 그린리소스: 3나노·5나노 공정용 초고밀도 코팅 기술 보유
투자 리스크와 소부장 기업의 현실
GAA 관련주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리스크를 먼저 따져보는 편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기술 전환 사이클에서 '관련주'라는 이름만 보고 들어갔다가 낭패를 본 경우를 꽤 봤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공정 수율(Yield) 안정화 문제입니다. 수율이란 전체 생산된 칩 중 불량 없이 사용 가능한 칩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GAA는 나노시트를 수직으로 쌓는 복잡한 3차원 구조인 만큼, 초기 양산 단계에서 수율을 안정시키는 게 극도로 어렵습니다. 실제로 삼성의 3나노 GAA 공정은 선제 도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수율 문제로 대형 외부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수율 안정화가 늦어지면 대규모 설비 투자(CAPEX) 대비 매출 인식이 지연되고, 소부장 납품 기업들의 실적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경쟁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TSMC의 2나노 GAA 공정을 선택할지, 삼성의 2나노를 선택할지에 따라 관련 소부장 기업들의 수주 물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건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고, 저도 확신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장비 투자 사이클 리스크입니다. GAA 라인 구축에는 ASML의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 장비가 필수적입니다. EUV란 파장이 13.5나노미터에 불과한 극자외선을 활용해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장비로, 한 대 가격이 수천억 원에 달합니다. 파운드리 업체들의 가동률이나 투자 계획이 조금이라도 늦춰지면, ALD 장비나 에칭트 같은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 변동성은 수주 잔고 기준으로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는 메모리 시장의 성장률을 올해 70% 후반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반도체 전반의 시장 규모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출처: WSTS](https://www.wsts.org)). 이 성장 흐름이 GAA 전환을 가속화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솔브레인·유진테크 같은 개별 소부장 기업의 실적이 이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분기별 수주 잔고와 고객사 가동률을 함께 봐야 합니다. 기업의 재무 정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DART](https://dart.fss.or.kr)).
제가 직접 공시를 들여다봤을 때, 솔브레인의 반도체 부문 매출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GAA 공정 확대와 방향이 맞아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차전지 부문이 소폭 역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전체 실적 관점에서 상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이 부분도 같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GAA 기술이 반도체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건 방향 자체는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다만 그 속도와 수혜 기업의 범위는 파운드리 수율, 고객사 선택, 투자 사이클이라는 세 가지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GAA 관련주를 볼 때 기술 스토리보다 실제 수주 증가와 수율 개선이 숫자로 확인되는 시점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좋은 기술이 곧 좋은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제 경험상 몇 번이나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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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dart.fss.or.kr/
https://www.wst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