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8,300원으로 시작한 케이뱅크 주가가 상장 반년 만에 5,580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공모가 대비 32.8% 하락, 즉 투자자 셋 중 하나는 원금의 3분의 1을 날린 셈입니다. 저도 이 공모주 결과를 보면서 청약 당시를 떠올리며 씁쓸했는데, 지금 손에 쥔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인 분들께 제가 정리한 내용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재무구조: 숫자는 좋아 보였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케이뱅크는 2016년 출범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입니다. 비대면 기반으로 생활통장, 플러스박스, 챌린지박스 같은 수신 상품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을 100% 온라인으로 제공합니다. 청약 전에 제가 직접 사업보고서를 들여다봤는데, 숫자만 보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3년 만에 자산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불어났고, 상각후원가측정대출채권(AC금융자산)이 총자산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상각후원가측정대출채권이란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회계상 원가 기준으로 평가한 자산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대출 잔액이 곧 핵심 수익원이라는 뜻입니다. 대출 규모가 크다는 건 영업이 활발하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용 리스크가 집중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익잉여금 흐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이나 적립 등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회사에 쌓인 돈을 의미합니다. 케이뱅크는 2022년 말 기준 약 2,913억 원의 누적 결손금을 안고 있었지만, 이후 빠르게 흑자 전환에 성공해 2024년에는 이익잉여금 1,133억 원,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는 2,156억 원까지 늘렸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https://dart.fss.or.kr/dsab007/main.do)). 재무 흐름만 보면 분명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놓쳤던 게 있었습니다. 이 실적을 끌어올린 데 대출채권 매각이익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상당히 끼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출채권 매각이익이란 은행이 보유 중인 대출 자산을 외부에 팔아 생기는 수익으로, 본업인 이자 수익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한 번 팔고 나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속 가능한 이익인지를 따졌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숫자 자체에 집중했던 게 사실입니다.
핵심 재무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총자산 3년 내 약 2배 증가, 대출 중심 자산 구조
- 현금성 자산 약 4,368억 원 → 약 1조 5,984억 원으로 확대 (유동성 확충)
- 이익잉여금: 결손 2,913억 원(2022년) → 흑자 전환 → 2,156억 원(2025년 3분기)
- 흑자 전환 배경에 일회성 대출채권 매각이익 포함
장 결과와 하락 원인: 치킨값이 수업료가 된 이유
청약 결과를 받아들고 주변에서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8.5% 수익률로 7,763원을 벌었다는 분도 있었고, 11% 수익에 4,600원을 챙겼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상장일 아침에 팔지 않고 오후까지 들고 있다가 주가가 공모가 근처인 8,420원까지 밀린 경우도 있었고, "치킨값을 기대했는데 수업료를 낸 기분"이라는 말이 주변에서 꽤 나왔습니다. 저도 그 말에 공감했습니다.
문제는 상장 이후였습니다. 2026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6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842억 원 대비 28.6% 줄었고, 2분기만 놓고 보면 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6% 급감했습니다. EPS(주당순이익), 즉 주식 한 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이렇게 꺾이면 주가가 버텨줄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에 구주매출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구주매출이란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을 공모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경우 공모로 들어온 돈이 회사 성장에 쓰이는 게 아니라 기존 투자자의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케이뱅크 공모금액 4,980억 원 중 절반인 2,490억 원이 구주매출이었다는 사실은 당시에도 지적이 있었는데, 제가 충분히 무겁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의무보유확약 물량 해제도 주가에 부담을 줬습니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공모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가 일정 기간 동안 배정받은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기간이 끝나면 대량의 매물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에 수급이 흔들립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6월과 9월에 걸쳐 대규모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더 커졌습니다. 공모주 시장이 항상 대박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한 사례였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https://www.kr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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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케이뱅크 주식을 들고 있거나, 비슷한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재무제표의 이익 성격을 한 번 더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이익잉여금이 늘었다고 해서 다 같은 이익이 아닙니다. 반복 가능한 본업 이익인지, 일회성 자산 매각에서 나온 것인지를 구분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공모는 기존 주주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창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숫자가 좋아 보여도 그 이면을 보는 눈이 없으면 결국 수업료로 끝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책임 아래 신중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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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dart.fss.or.kr/dsab007/main.do
https://www.krx.co.kr